“거대한 폭발을 기대하며”…엔비디아가 네트워킹 분야에 접근하는 방법 ①

테크니컬리포트 / 최태우 기자 / 2020-05-18 10:16:55
▲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 [source=nvidia newsroom]
내가 어린 시절 “나와 내 친구들”은 폭약을 만들곤 했다. 필요한 재료는 목탄, 유황 그리고 초석 (어른들은 질산칼륨이라고 불렸다) 등 세 가지가 전부였다. 재료는 간단하지만 비율이 정확해야 하며, 충분한 압력을 가해서 다져야 하지만, 동시에 너무 세게 눌러서 미리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일은 정말로 어려웠다.

우리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는 항상 “치익~” 하고 불이 붙는 정도였다. 그것은 분명 어린 아이들이 원하는 엄청난 폭발은 아니었다.

지난 4월27일 엔비디아(NVIDIA)의 창립자이자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과 멜라녹스(Mellanox)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에얄 월드만(Eyal Waldman)은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약 69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 번째 재료는? 물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선구자인 큐뮬러스를 인수했다고 조용히 발표했다.

1993년 젠슨 황은 컴퓨터 게이밍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라틴 단어 ‘envy’에서 이름을 딴 ‘NVIDIA’를 설립했다. 1999년 엔비디아는 오늘날 PC 게이밍 문화의 성장을 촉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발명하는 데 이르렀다.

밖에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대신 작은 게임 콘솔에 딱 달라붙어 있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님들은 젠슨 황을 탓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머신 러닝 분석과 과학연구 등 새롭게 등장하는 적용분야의 병렬처리 요건에 대해 GPU의 우수성이 확인되면서, GPU는 21세기에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이러한 역량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돋보이고 있다. 스텐포드에서 시작된 ‘Folding@Home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콘솔 수십만대에 장착된 GPU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게이밍 산업 전반의 협업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Folding@Home 프로젝트는 단백질 접힘(단백질 분자를 구성하는 펩티드 사슬이 2차 구조의 순서로 공간적 배치를 바꿔 고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것)과 뭉침 분산을 분산컴퓨팅으로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암, 당뇨병, 파킨슨씨병, 알츠하이머병, 루게릭병, 말라리아 등 같은 각종 난치병의 근원을 밝히고 치료제를 찾는 것이 목적에서 출발했다.

Folding@Home 웹사이트는 “특정 종류의 연산에 대해 GPU가 CPU기반 연산 대비 20-30배 속도가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말한다. 협업을 통해 IBM의 최고 슈퍼컴퓨터 대비 6배 이상의 성능에 도달했으며, 단백질이 접힌 방식과 이 접힘 방식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취약성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탐색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업무량은 어느 때보다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며, 이런 종류의 강도를 연산하고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및 기업용 데이터센터에 대한 엄청난 성능을 요구한다. 갈수록 연산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CPU 성능 발전은 무어의 법칙을 역행해 오히려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때문에 높은 수준의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의 GPU 도입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2019년 10월 발표된 가트너(Gartner)의 ‘미래 인프라와 운용을 주도할 상위 10가지 기술(Top 10 Technologies That Will Drive the Future of Infrastructure and Operations)’은 ‘IT운용을 위한 AI’를 1위에 올렸으며 ‘2022년까지 대기업 중 최소 25%는 IT운용에 인공지능(AIOps) 플랫폼과 디지털 경험 모니터링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록의 2위는 ‘연산가속기(Compute Accelerators)’로 나타났다.

대략 직원이 1200명이고, 매출은 100억달러인 엔비디아는 폭탄 제조과정의 목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잠재적으로 폭발력 있는 조합이 될 수 있는 매우 단단한 기본재료인 셈이다.

큐뮬러스(Cumulus)
현대 네트워킹에서 가장 큰 혁명은 ‘소프트웨어정의’ 네트워크로의 전환,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이다. 과거에는 선호하는 업체만 편리하게 고수하고, 상호 작동하도록 설계된 모든 장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면서, 전용 솔루션 위에 느리게 움직이는 비즈니스 환경 구축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빈번한 합병으로 인해 호환이 되지 않았던 시스템의 통합이 필요해졌으며, 사업적 압력의 가속화로 인해 집합적 솔루션은 변화를 따라잡기에 빠르게 업그레이드 또는 재구축 할 수 없게 됐다.

만약 기능이 가상화 돼 시중의 어떤 프로세스 위에서 소프트웨어로 작동이 가능하다면, 긴 시간이 걸리는 하드웨어 설치 대신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는 무거운 케이블을 연결하고,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하던 하드웨어서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IT 부문으로 네트워크 산업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네트워크 전반에서 바로 동작하고 최대한 많은 커넥티드 장비와 호환성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기존의 자본 투자를 활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성능을 위한 새로운 장비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큐뮬러스 리눅스(Cumulus Linux)는 오픈 네트워크 운영체제(OS)다. 즉 어떤 규모의 기업이든 웹-스케일 네트워크를 세계 최대의 데이터센터 제공업체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다.

이 운영체제는 이미 세계 상위 하드웨어 플랫폼 130여개를 지원하기 때문에 엄청난 선택의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큐뮬러스 넷큐(Cumulus NetQ)는 모니터링, 트러블슈팅,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 복잡한 오픈 네트워크의 운영을 보다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해 주는 네트워크 운영 툴이다.

큐뮬러스와 멜라녹스는 2013년 멜라녹스의 오픈 이더넷(Open Ethernet) 전략 수립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멜라녹스는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큐뮬러스가 오픈 네트워킹을 보다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전화를 한통 받는다.

이후 2016년 3월에 개최된 OCP 서밋에서 멜라녹스는 큐뮬러스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통합된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큐뮬러스의 오픈 네트워크 설치환경(ONIE)이 멜라녹스 베어메탈 스위치의 소프트웨어 기반을 구축하게 된 계기다.

 

 

글 : 가이 매튜스(Guy Matthews) / 에디터 / 넷리포터(Net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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